우리 인생의 3분의 1은 잠으로 보냅니다. 그 만큼 인간에게 중요한 것이 수면입니다. 수면이 잘 안되면 우리 삶에 심각한 영향을 주게 됩니다.
쥐가 물을 싫어하는 속성을 이용해서 실험용기 바닥에 물을 깔고 물위에 작은 기둥을 세워 쥐를 놓고는 잠이 들게 되면 물에 빠지게 만들어서 몇일 간 잠을 못자게 하는 수면탈취실험을 하게 되면 쥐에게는 수면 부족으로 인한 여러 가지 부정적 영향이 생겨나게 됩니다.
일단 제대로 몸을 가누질 못하고, 외부자극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며, 스트레스로 인해 음식섭취가 매우 증가하지만 에너지소모가 덩달아 증가해 체중은 오히려 감소합니다. 실험을 견디지 못하고 죽은 쥐도 나오게 됩니다. 인간도 쥐와 마찬가지입니다. 하루만 잠을 안자고, 가상 모의 운전실험을 해보면 수면이 부족한 운전자는 만취상태의 운전자만큼이나 사고를 많이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면부족이 집중력, 주의력, 기억력, 판단력 등 인간의 모든 인지기능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수면부족은 면역능력을 저하시켜서 암을 발생시키거나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면 시 나오는 멜라토닌호르몬은 항암효과가 있어서 교대근무를 많이 하는 여성의 경우, 이런 멜라토닌의 좋은 효과를 얻지 못해(에스트로젠의 영향과는 별개로) 유방암 발병이 일반여성에 비해 60%이상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수면부족은 또한 뇌졸중, 심근경색의 문제와도 연관 되어있으며 포도당 대사의 변화와 인슐린 저항성에 문제를 일으켜서 당뇨와 같은 대사질환을 일으킨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뇌의 여러 부위들이 잠에 관여하고 또 많은 호르몬들이 잠의 작용에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뇌 속의 시신경이 교차해서 지나가는 자리에 위치한 시교차상핵(Suprachiasmic nucleus, SCN)입니다. 이 시교차상핵은 5억년동안 동물이 진화하면서 만들어낸 우리 몸속에 있는 체내 시계라고 할 수 있는데 2만여 개의 세포로 이뤄진 이 부위가 우리의 생체리듬을 관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셀 시프레라는 프랑스 학자는 1962년, 1972년 그리고 2000년 이렇게 세 차례에 걸쳐서 자신의 생체리듬(일주기리듬 circardian rhythm)을 확인하려고 빛이 없는 동굴 속으로 두 달여 동안이나 홀로 지내는 실험을 한 바 있는데 빛이 없는 상태에서도 신체는 고유의 리듬을 가지면서 깨어있는 시기와 잠자는 시간을 일정하게 갖고 있다는 것이 이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이런 인간의 일주기리듬(circardian rhythm)은 24시간보다는 약간 더 긴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런 인간이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일주기리듬(circardian rhythm)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시교차상핵인 것입니다. 이 시상교차상핵은 때가 되면 송과선의 멜라토닌을 분비시켜서 우리로 하여금 수면에 들게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변수가 있는데 바로 빛입니다. (물론 이런 일주기리듬(circardian rhythm)에는 빛뿐 만아니라 낮 동안의 일상활동, 식사주기등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 시교차상핵이 바로 지구의 자전에 의한 어둠과 빛이라는 외부환경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면서 우리의 생체리듬을 24시간으로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의 인류는 현재의 우리보다 더 많은 시간 잠을 잤다고 한다. 현대문명은 밤늦도록 형광등 불빛을 만들고, 컴퓨터 불빛을 만들어내서 우리의 생체리듬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불면도 현대가 만든 병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불면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약물치료가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면위생(Sleep hygine)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상식처럼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가장 지키지 못하는게 수면위생입니다. 수면위생방법은 인터넷에서 조금만 검색해보시면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수면위생을 잘 지키고 있는데도 불면해결이 안된다면 정신과 의사와 상의해서 약물을 처방 받으시는게 하나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