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장애란 보통의 사람들이 갖는 성격패턴에서 지나치게 벗어나 있는 성격을 지니는 경우를 말하며, 이런 성격적 측면이 감정, 인지, 대인관계, 충동조절 등의 문제에서 많은 영향을 주고 있을때 진단내리게 되는 장애를 말합니다. 흔히 인격장애 환자는 자신은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주변사람들이 그로 인해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환자 스스로가 정신과를 찾아오는 경우보다는 주변에서 정신과 진료를 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격장애는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문제를 방어하느냐에 따라서 여러종류의 인격장애들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자기애성자들의 우월감은 내적 취약감에 대한 허술한 방어일 뿐이며, (중략) 자기애성인 사람에게는 과대성과 그와 정반대인 깊은 부적절감이 공존하고 있다. (중략) 처음에는 과대적이고 과장된 측면을 보이다가 치료를 받으면서 나중엔 심한 부적절감과 내적 공허감이 맨 앞으로 드러난다."
<임상 실제에서의 정신과 면담, Roger A. Mackinnon 등, 하나의학사, P193~194>
건강한 자기애는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것입니다. 현대의 지배질서인 자본주의 속에서 우리가 살아가다보면, 온갖 물건취급과 함께 수시로 감정노동을 견뎌내야 합니다. 자존감을 손상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수시로 벌어지는 것이죠. 그런 상황을 견디고, 이겨내려면 자신에 대한 사랑, 자기애는 필수적입니다. 세상 속의 많은 어려움도 나 자신에 대한 자긍심으로 버티고, 돌파해 나가야 하는것이죠. 건강한 자기애의 뿌리는 부모님이 나에게 전해줬던 나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메세지가 담긴, 공감과 반영에 의해 형성된 자기감(self-sense)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애성 인격장애의 자기애는 방금 전 언급한 건강한 자기애의 병리버전이라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자기애성 인격장애를 갖는 사람들이 구사하는 과대자기(grandiose self)는 윗 글에서 보듯이 사실 내적 열등감과 취약함, 부적절감에 대해 방어로서의 무기, 세상을 살아가고 버티기 위한 병적 생존 전략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기애성 환자들의 특징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나치게 과장된 과대자기(예 자신의 성취나 재능을 과장함), 타자에 대한 공감 결여, 그로 인한 타자를 자신의 도구로 이용하거나 착취, 명령하는 것, 지나친 질투심이나 타자에 대한 지나친 평가절하, 과도한 찬사의 요구 등
자기애성 환자들이 갖고 있는 이런 과대자기(grandiose self) 는 방금 전 언급했듯이 내면에 있는 깊은 열등감과 외로움, 공허감에 대한 방어물입니다. 그런 감정을 안 느끼려고 과대자기를 붙잡고, 잘난체 하며, 타자를 이용하거나 착취하는 것이지요. 문제는 그러면 그럴수록 자기애성 환자 곁에는 사람이 사라지고 더 외로워지며, 그러면 다시 과대자기(grandiose self)에 더 강화하게되는 악순환이 일어나게 됩니다. 실제 임상현장에서 자기애성 환자가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병식을 가지고 문제 해결을 위해 오는 경우는 드뭅니다. 자신의 자기애성향으로 인해 심각한 대인관계의 문제가 발생하거나(예를 들면 이혼위기, 자식문제같은), 심각한 외부적 실패로 인해 자기애적 손상이 극심하여 우울증이 온 경우에나 외래를 찾게 되지요.
자기애성 환자의 과거 개인력을 듣게 되면 꼭 하나의 정신역동이 작용해서 과대자기(grandiose self)라는 가면을 쓰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부모님이 정도 이상의 과대한 반영과 칭찬(hyper-mirroring) 을 해주며, 집안의 hero 역할을 하는 경우에 과대자기를 갖기도 하고, 오히려 열악한 환경 속에서 부모님으로부터 부족한 반영(mirroring)과 평가절하, 형제들로 부터의 차별을 당한 경우에도 과대자기라는 무기를 갖게 되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는 아이가 갖고 있는 이상의 것을 부모님이 다른 사람들 앞에서 떠벌리며 자랑하는 경우 (이런 경우를 빗나간 반영(mirroring) 이라고 해야할까요)에도 병적 자기애를 갖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언급한 유형의 자기애성 인격장애는 미국의 대상관계이론가 중의 한 명인 오토 컨버그의 자기애적 인격장애 환자에 대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와는 조금 유형이 다른 자기애성 인격장애를 코헛이라는 미국의 정신과 의사가 연구한 바 있습니다. 그것에 대해 요점만 말한다면, 앞서 언급한 과대자기(granidiose self) 가 밖으로 노출된 것이라면 코헛이 말하는 자기애성 인격장애 환자의 과대자기(grandiose self)는 안으로 들어와 있어서 밖에서는 잘 안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유형의 자기애성 환자는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예의바르고, 다른 사람을 잘 배려하는 사람으로만 보여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면의 과대자기(grandisoe self)로 인해서, 항상 자기애적 손상(narcissitic injury)을 지나치게 받기 때문에, 상처를 받지 않으려, 자신을 억제하거나, 자신을 내세우지 않으려는성향이 강해질 수 있고, 나를 무시하거나 비난 하는 것에 지나치게 민감하며, 수치심과 함께 내적 분노감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이들은 항상 과대자기(grandiose self)로 인해, 자기자신에대한 불만족감과 결핍감, 그리고 부적절감에 시달리고 있는 경우가 많죠.
코헛은 이런 유형의 자기애성 인격장애의 원인을 부모님으로 부터 적절한, 공감적 반영(mirroring)을 받지 못한 아이의 과대성이 미해결과제로 남아 과대자기(grandiose self)로 변형된 것으로 보았는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주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우리 모두는 조금씩은 이런 코헛이 언급하는 과대자기는 다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 완벽한 공감과 반영을 해주는 이상향속의 부모님은 없으니까요.
우리는 자기애성 인격의 문제를 가진 사람을 대할 때 우리에게 느껴지는, 그들이 풍기는 거만한 느낌과 공감 결여에서 오는 불쾌감에만 매몰 되어서는 그 사람을 제대로 보고 있다고 말 수 없습니다. 그들 속의 어마어마한 외로움과 공허, 열등감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때야만 비로서 그들을 제대로 만나기 시작한거라고 할 수 있겠죠.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말입니다.
강박성 인격장애를 특징짓는 핵심단어들은 완벽주의, 완고함, 엄격한 규칙, 꼼꼼함, 감정의 격리, 억압된 분노 등입니다. 외래에서 강박성 인격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되는 분들의 특징들을 나열해 본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일단 뭔가를 살때 쉽게 결정하질 못합니다. 고려해야 요소가 너무 많고, 혹시 실수하지 않을까 모든 것을 생각하다 보니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이죠. 돈이라는 이슈에 있어서, 강박성 인격장애 환자분들은 절약에 대한 강박과 제대로 선택해야한다는 압박감이 너무 심해서 효율성이 오히려 떨어지게 됩니다.
시간이란 이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강박성 인격장애 환자분들은 시간이 낭비되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빈틈이 생기면 어떻게서든 효율적으로 그 시간을 이용하려고 애씁니다. 내일 해야할 계획을 모두 써놔야 안심이 됩니다. 지나치게 메모에 집착하시기도 하지요. 약속이 있으면 약속시간 전에 미리 약속이 확실한지 확인전화를 해야 마음이 편안합니다. 약속시간을 늦지 않으려고 지나치게 애쓰고, 그것에 너무 신경을 많이 쓰게 되면 심하면 약속자체를 잡지 않으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와 중요한 애기를 해야하는 상황이 생기면 강박성 인격장애 환자분들은 그 시간에 할 말들을 즉흥적으로 말하기 어려워 하십니다. 꼭 준비를 해야만하고, 자신이 해야할 말들을 정해서 만나려고 하지요.. 돌발적으로 사람들 앞에서 의견피력을 하게되거나, 갑작스러운 누군가와의 만남은 강박성 인격환자분들에게 너무 큰 짐 같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즉흥성이나 자발성, 임기응변 같은 유연함이 많이 떨어지는 것이지요.
사실 강박성 인격장애 환자분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너무 지나치게 엄격한 초자아(harsh super-ego)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해야할 당위들(의무와 책임)이 이 분들 머리 속에 산적해 있는 것이죠. 해야할 것만 너무 많고, 하고 싶은것, 즐거운 것, 좋아하는 것은 너무 적습니다. 그래서 강박성 인격장애 환자분들을 면담하다보면 지나치게 창백하고, 우울하고, 건조한, 감정이 없는 메마른 분위기를 느낄 때가 많습니다.
치료자와의 상담시 면담시간에 있어서 시간 뺏기 게임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인 이야기를 포커스없이 지나치게 장황하게 늘어놓아서, 치료자가 말 할 시간을 안주려고 애쓰는 것이지요. 치료자와 파워게임을 하는 것입니다. 강박성 인격장애 환자의 주된 테마 중에 하나가 바로 힘겨루기 (power struggle) 입니다. 이분들은 누가 우위에 있느냐, 누가 옳고, 그래서 누가 이겼느냐에 매우 예민합니다. 지는 것을 아주 싫어하지요.
이런 힘겨루기의 성향은 강박성 인격장애 환자분의 양육된 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강박성 인격장애 환자분들의 부모들은 감정에 포커스를 두지 않습니다. 항상 옳고 그름을, 효율적으로, 도덕적으로 잘했냐, 못해느냐만을 따지죠. 이들은 아이의 감정을 보지 못합니다. 아이는 항상 자신의 말, 행동을 지적받고 체크 당합니다. 부모님으로 부터의 사랑은 내가 어떤 것을 완벽하게 완수해내야만 얻을수 있는, 저 먼 곳에 있는 어떤 것을 뿐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사랑이란 없는 것이죠. 이렇게 자란 아이 마음 밑에는 사랑받지 못했다는우울과 분노감이 가득합니다. 외로움, 의존욕구, 거절당할 거라는 두려움도 숨어 있지요. 하지만 그런 감정을 통제되고 격리해야만 한다고 느낍니다. 그런 감정을 내비치면 가득이나 멀리있는 시랑은 더 멀어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대신 강박성 인격장애 환자들은 옳고 그름, 누가 더 완벽하냐 안하냐, 누가 더 파워를 갖고 있느냐 아니냐 등의 힘겨루기에 몰두하게 되는 것입니다.
강박성 인격장애 환자의 치료는 소외된 자기 내면의 감정들과의 다시 연결되어, 자신을 억누르고 있는 강력하고, 공격적인 초자아의 힘을 누그러뜨리면서, 완벽하지 않아도 자기 스스로를 사랑해줄 수있는 새로운 양육자가 스스로 되는 것입니다. 새로운 부모님을 자기 내면에서 새롭게 창조해내는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어린 연극성 환자의 경우, 어머니로 부터의 양육 결핍 때문에 아버지를 통하여 의존욕구를 만족시키려 하게 된다. (중략) 이 꼬마숙녀가 성장할 때, 그녀의 모든 성적인 관계의 특징이 되는 원시적인 욕구들은 유방-남근 동일시(breast-penis equation)로 불릴 것이다. (중략) 여성 히스테리 환자들은 구강기에 이미 어느 정도 성공적인 타협을 이루게 된다.
이 여성들도 역시 어머니에게 실망을 느끼기는 하지만 이러한 실망은 보다 더 발달이 진행된 단계에서 생겨난다."
<역동정신의학, 제3판, glen o gabbard, P580>
보통 성격이 히스테리컬 하다고 정신과에서 말할때의 의미는 다음과 같은 특징들을 보일 때를 입니다. 감정의 과장된 표현, 자신의 일이나 뭔가에 대해 말할 때 극적으로 표현하는 경향들, 정서의 피상성, 관심받으려는 성향, 이성에 대한 성적 유혹 경향성 등.
정신과에서는 더 어린시절 모성으로부터 결핍을 많이 받은 경계성 인격장애나 자기애성 인격장애등과 겹쳐지는 연극성(Histrionic) 인격장애와 어린 시절 결핍이 보다 적었던 기능이 연극성 보다 높은 히스테리성(hysterical) 인격장애를 구별합니다.
윗글에서 애기하듯이 히스테리아들의 핵심에는 채워지지 않은 모성애가 있습니다. 그런 결핍감이 이성에 대한 의존욕구로 나타나는 것이 히스테리아인 것이죠. 과장된 감정, 극화된 표현, 묘한 성적인 유혹 등, 이런 성향을 발달 시킨 이면에는 나를 좀 봐달라는 애정결핍이 숨어있는 것입니다. 사랑 받기 위한 몸부림인 것이죠. 그래서 그들이 겉으로 보이는 과장된 감정성(hyper-emotionality)에만 속아서 그들을 판단한다면, 진짜 그들의 내면은 보고 있지 못한 겁니다.
하지만 이들의 필사적인 노력이 헛되이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윗글에서 보듯이 남근(남성)은 유방(어머니)처럼 젖이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남자들을 유혹하고 남자들이 자기 꾐에 넘어와, 사랑을 나눈다고 해도, 내면의 진정한 허기가 채워지지 않습니다. 이성으로 부터의 성적인 사랑을 찾을 게 아니라, 진정 자기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줄 사람을 만나야만 그 긴 배고픔을 종결지을 수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이 사회 자체가 여성들을 히스테리아로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매체가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보고, 성적으로 매력적인 여성만을 우대합니다. 남자 앞에서 감정을 과장해서, 애교 잘 부리는 여성이 매력적인 여성인양 포장, 쇄뇌시킵니다. 예능프로그램에서 여성연예인들에게 시키는 것 중 빠지지 않는 게 애교를 부려달라는 것이지요. 여성 히스테리아 이면에는 거대한 남성 중심 사회가 도사리고 있는 것입니다.
남성 히스테리아들은 여성과는 양상이 조금 미묘하게 다릅니다. 사회가 남성에게 애교나 귀여움, 성적인 어필을 잘 허용하지 않으니까요. 남성은 오히려 강박적 성향을 보임으로서 이성으로부터 인정과 사랑을 받으려고 하는 경향이 강할 수 있습니다. 강박적 성향 이면에 히스테리 성향이 숨어있는 것이죠. 조금 더 전형적인 남성 히스테리아의 예라고 한다면, 마초적인 남성을 들 수있습니다. 남성성을 과시해서 여성을 유혹하려는 것이지요.. 마초적 남성이 사실 히스테리인 것입니다. 혹은 그런 성향보다는 귀염둥이 아들 역할을 하며, 수동적이고 여성성향을 발달시켜서 여성으로 부터 히스테리적 만족감을 얻으려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히스테리 성향도 사랑 받지 못한 인간이 살아남기 위한 만든 간절한 생존방식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이런 자기-파괴적인 방식으로 정서적 배고픔을 채워줄 수 있는 누군가를 찾으려는 필사적인 그리고 불가능한 노력이 경계성 환자들의 대인관계에서 일관되게 관찰되는 특성이며, 이는 치료자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임상 실제에서의 정신과 면담 중, Rogers A Mackinnon 외, 하나의학사, P347>
경계성 인격장애에서 경계성이란 말은 신경증과 정신증 사이에 있다는 의미 입니다. 그만큼 경계성 인격장애가 심각한 정신병리를 갖는 정신적 문제임을 의미하기도 하고, 실제로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 경계성 인격장애환자에게 일시적인 정신병적 붕괴(psychotic breakdown)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요.
경계성 인격장애 환자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서적 불안정, 불안정한 대인관계(이상화 또는 평가절하), 불안정한 자기 정체성과 만성적 공허감, 거절과 유기에 대한 민감성, 충동성, 자해와 자살시도, 일시적인 편집증적 사고 또는 심한 해리증상.
사실 평범한 사람들도 경계성 인격장애 환자들이 경험하게 되는 마음 상태를 종종 겪게 됩니다. 예를 들면 아주 친하고 가깝게 지내던 사람하나가 나에게 상처주는 말이나 행동을 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어떤 경우 우리는 이유없이 그런 행동에 너무 화가나서 그 사람과의 관계를 끝내버릴 상상을 한다던가, 혹은 실제로 그 사람에게 화를 내고 절교를 선언해버릴 수 있습니다. 분명히 그런 행동이 있기 전까지 나에게 중요하고 소중한 사람이였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사랑과 증오의 감정이 통합되지 못하는 것, 이런 상태가 끝도 없이 되풀이 되는 것이 경계성 인격장애 환자들의 마음 상태입니다. 정신과에서는 이런 상태를 어려운 용어를 사용해서 분열(splitting), 투사 (projection) 그리고 투사적 동일시(projective identification)라고 불리는 자아방어기제들이 사용되고 있다고 말하는데, 평범한 사람들도 일시적으로 경계성 환자분들이 사용하는 방어기제들을 심심치 않게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완벽히 양육받지 못한 존재들이니까요.
경계성 인격장애 환자분들의 부모님은 어떤 경우 과도할 정도의 칭찬으로 아이를 감싸안고, 치켜세우다가, 갑자기 마음에 안드는 행동을 하면 아이를 집어던져버릴 정도로 과하게 벌하는 사람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아이는 대상에 대한 일관된 이미지를 만들지 못할 뿐더라, 사랑하는 사람에게 증오를 느낄 수도 있다는, 나의 증오가 그 사람을 파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배우지 못하게 됩니다. 어떤 때 싸우다가도 다시 화해하고 친하게 지낼 수 있는, 한 대상에게 사랑과 증오라는 양가 감정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안정된 대상이미지를 경계성 환자들은 갖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어린 시절에 이들은 부모에 비해 약자이기에 자신의 분노와 공격성은 억압하고 감추게 되지만, 성장하면서 그것들이 터져나오는 경우가 많죠. 이 분들에게는 내가 힘들때 나를 있는 그대로 지지해주고, 격려해줬던 대상관계의 경험이 부족하기에 내면에 자기 지지적인, 자신을 스스로 어루만져줄 (self-soothing) 내적 구조물이 취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경계성 환자들이 그토록 대상에 집착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내면에 그런 구조가 만들어져있지 않기에 그것을 외부 대상에 의존해 채우려 하기 때문입니다. 경우에 땨라 이들은 대상으로 부터 버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큰 나머지,예를 들어 연인이 이별이나 헤어짐을 요구하면 자해를 통해서라도 그(그녀)를 자신에게 붙들어 매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또 이들의 대상 이미지는 분열되기 쉬워서 어떤 때는 이상화하며 상대방이 없으면 죽을 것처럼 잘해주다가도, 어떤 때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세상에서 가장 나쁜 사람처럼 평가절하해버리고 비난을 퍼붓기도 합니다. 이들은 자신에 대한 이미지조차 분열되어 있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의기양양한 과대성을 보이다가도, 한 순간에 우울의 상태로 빠져드는 것이죠. 경계성 인격장애 환자분의 저 깊은 내면은 자신이 누군인지 모른채, 항상 텅비고 공허한 느낌으로 가득차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계성 인격장애 환자들은 모든 것이 불안정합니다. 물가에 내놓은 아이. 개인적으로 저는 경계성 인격장애라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제대로 사랑받지 못하고 방임, 학대받은 아이가 주저앉아 자신의 머리를 때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들의 내면에는 그런 행동화의 방식으로 이 세상을 향해 사랑을 달라고 절규하는 4-5살 정도의 아이가 숨어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자기를 내던지고, 충동적으로 행동하고, 극단을 오가는 행동을 통해서만 겨우 타자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애처로운 욕구가 숨어있는 것이지요.
치료자와의 관계에서 경계선 인격장애 환자는 자신의 혼란스러움과 불안정성을 그대로 치료환경에 되살려놓기 쉽습니다. 치료자도 이들과의 관계에서 경계성 인격장애환자들이 경험했던 혼란스러웠던 어린 시절을 다시 그와 함께, 그를 통해 재체험하게 되는 것이지요.
어쩔 수 없이 치료자는 이들에게 타인에게 해를 가하거나 혹은 자기파괴적 행동은 안된다는 것을 엄격하게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동시에 이들 속에 있는 어마 어마한 공허와 외로움의 길을 같이 동행하며, 신뢰를 쌓고 조금씩 이들이 잃어버렸던 반성( reflection)하고, 통제하는 힘을 기를수있도록 재양육의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습니다.
fight (싸우거나) or fright(도망가거나)
우리는 대부분은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하거나 스트레스 큰 상황에 놓이게 되면 대부분 위의 두 가지 경우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피성 인격장애는 내면의 수치감으로 인해, 모든 경우에서 도망을 선택하면서 생겨나는 성격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창피나 조롱, 비난의 상황이 너무 싫고, 무서운 나머지, 그런 감정이 야기 될 만한 모든 상황들, 수치감을 느끼만한 모든 상황을 회피해 버리는 성격장애를 회피성 인격장애라고 합니다.
회피성 인격장애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비판, 거절 등이 두려워 대인관계와 관련된 직업활동 또는 사회활동을 피함, 수치심이나 놀림때문에 친밀한 대인관계를 맺지 않음, 자신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새로운 일이나 개인적으로 위험을 감수할만한 일들은 피해버림.
회피성 인격의 발달에는 당연히 부끄러움이나 창피감을 많이 느끼는 성격적 기질도 작용하지만 환경적 요인도 기여합니다. 부모님이 어린 시절부터 자신들의 기준에 안맞는 행동을 하면 아이들에게 수치감을 자주 안겨준 경우에도 그런 성격이 발달 할 수 있을 것이고, 혹은 학창시절 아이들에게 반복적으로 수치스러운 상황(예를 들면 지속적인 왕따, 놀림같은)에 놓이게 되어도 이런 회피성 인격장애가 발달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수치감이 들만한 상황을 피하려고 하는 것은 인지상정일 수 있지만, 회피성 인격장애를 갖는 분들의 경우, 사회생활하는데 있어서 심각한 기능상의 문제를 일으킬 만큼 그 회피함의 정도가 강합니다.
예를 들면 회피성 인격이 발달하신 분은 돈을 모으기 위해서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자신이 능숙하지 않은 일이고, 그 일을 하려면 뭔가를 배워야 하기에, 그런 상황에서 자신이 그 일을 잘 못해서 수치감을 느낄까봐 아예 아르바이트 자체를 포기해버립니다. 심하면 버스를 타면서 버스타는 교통충전카드를 해본적이 없기에 새롭게 그걸 하다가 다른 사람으로 부터 놀림같은 것을 받을까봐 버스를 타질 못합니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신입생 환영회 같은 곳에 참여하고 싶은데, 가서 어색하고, 수치스러운 상황에 직면할까봐 아예 참석을 하지않기도 합니다.
회피성 인격장애는 코헛이 애기하는 민감형 자기애성 환자와 겹쳐지는 부분이 많습니다. 코헛은 아이의 선천적인 과대성이 적절한 반영(mirroring)을 받지 못하면 과대자기로 내면화되면서 민감형 자기애성 환자가 생겨난다고 주장한바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내면의 과대자기(grandisoe self)로 인해서,
항상 자기애적 손상(narcissitic injury)을 지나치게 받기 때문에, 상처를 받지 않으려, 자신을 억제하거나, 자신을 내세우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해질 수 있고, 나를 무시하거나 비난 하는 것에 지나치게 민감하며, 수치심과 함께 내적 분노감을 많이 느끼게 된다고 코헛은 말했습니다. 회피성 인격장애환자의 수치심의 핵심에도 이런 과대자기(grandiose self)가 작용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적절한 수용과 반영의 부족은 지나친 수치심을 통해 자기를 방어하려는 심리를 발달 시킬 수 있습니다.
교과서적으로는 코헛의 민감형 자기애성 환자와 회피성 인격장애 환자의 구별은 자기애성 환자의 경우, 내면에 명성을 얻으려는 과도한 마음, 은연 중에 갖고 있는 과대망상적 사고들이 차이일 수 있다고 애기하고 있으나, 회피성 인격장애환자들도 판타지처럼 그런 과대적 사고를 상상적으로 꿈꾸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둘의 구별이 정신역동적 구별이 그렇게 쉽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 민감형 자기애성 환자의 경우, 회피성 인격장애 환자분처럼 수치심 떄문에 과도하게 사회, 직업상의 위축을 보이진 않겠죠.
회피성 인격장애의 경우 분열성(schizoid) 인격장애와도 겹쳐지는 부분이 있는데 둘다 대인관계에서 소극적이라는 점은 비슷하지만, 분열성 인격장애의 경우 대인관계의 욕구 자체가 별로 없다는 점에서 회피성 인격장애와 구별됩니다. 회피성 인격장애 환자분들은 대인관계에 대한 욕구는 있으나 수치감때문에 상황을 피한다는 점이 분열성 인격장애 환자분과 다른 것이지요.
회피성 인격장애 환자분의 치료는 점진적으로 이뤄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들이 상황을 피해서 자신을 보호하고자는 기본적인 욕구가 존중되어야 합니다. 점진적인 공감을 통해 관계를 형성해 나가며, 조금씩 조금씩 수치감을 이겨내며 특정 상황이나 관계 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행동치료적인 접근방법이 유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치심 내면에는 깊은 분노와 공격성이 숨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분노감을 적절히 표현할 수있도록, 치료자는 환자분을 충분히 공감하며, 지지 해나가야 합니다.
"충족은 예측 불가능한 일이며 사랑으로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아이는 자신의 욕구로 인한 긴장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동시에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과정은 마치 뇌물을 얻어내는 것과 같이 되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 즉 사랑과 안정감을 박탈당했다는 느낌 때문에, 이들은 얻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얻어내려 하게 된다."
<임상 실제에서의 정신과 면담중, Rogers A Mackinnon, 하나 의학사, P375>
정신과에서 말하는 반사회성 인격장애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타인 권리의 무시하거나 침해하는 광범위한 행동들,
무책임성, 반복적인 거짓말 혹은 사기 행각, 충동성, 공격성,
반사회성 인격장애 환자는 자기만의 세계에 갖혀버린, 타자와 소통의 길을 잃어버린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에게 부재하는 것은 사랑, 신뢰, 초자아 입니다.
타인은 자신의 욕망을 채워주는 수단에 불과합니다. 유용해야만 이들에게 타인은 의미가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내적 충동에서 오는 불안을 잘 참아내지 못합니다. 즉각적인 행동을 통해 충동에서 발생하는 불편, 불안감을 빨리 해소해 버리려는 욕구가 매우 강한 사람들이지요.
이들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돈이나 권력에 매우 예민하고, 그런 이득에 따라 대인관계를 하려 합니다. 사회에서 잘 풀린 화이트칼라 사이코패스(white color psychopath)들은 돈을 축재하며 자본주의 내에서 아주 화려하게 잘 사는 경우도 많습니다. 인간이 어떤 점에서 물건이 될 수 밖에 없는 자본주의에 어쩌면 잘 맞는 인간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보통 이들은 어린 시절, 학대나 방임, 신체적 언어적, 성적 폭력 등을 당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이 자란 집안은 사랑과 신뢰를 찾기 어렵습니다. 힘(power)이 우선인(정글같은) 세상(집안) 속에서 약하면 밟히는 분위기 속에서 자란 경우가 많죠. 가족 속에서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힘으로 빼거나 아부하거나, 뇌물을 주거나, 속임수를 써야 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자란 반사회성 인격장애 환자들에게 누굴 믿고 사랑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어쩌면 반사회성 인격에서 보이는 특성들을 발달시키며 살아갔던 것이 자신이 자란 집안환경에서는 훨씬 더 생존에 적합했을 수도 있는 것이죠.
많은 경우, 이들은 치료 환경 보다는 법의 테두리내에서 다뤄지는게 더 나을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의 환경에 들어올 경우, 엄격히 제한된 세팅 속에서 반복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들여다 보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은 생후 초기에 다른 여타 동물 보다 훨씬 더 무력합니다. 초식동물들은 포식자를 피하기 위해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걸을 수 있지만, 인간은 1년이 지난 후에야 걸을 수 있지요. 그만큼 인간은 타자(부모)에게 의존성이 클 수 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아이가 가지고 있는 의존욕구는 그래서 너무 당한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고서는 생존자체가 불가능하니까요. 부모는 아이의 의존욕구를 충분히 채워주면서도, 아이가 자라남에 따라 생겨나는 아이의 독립에 대한 욕구도 마찬가지로 서서히 받아들여줘야 합니다.
의존성 인격장애를 갖는 환자분들의 경우, 의존성이 강한 기질을 타고난 부분도 있겠지만, 그들의 부모 역시, 아이의 독립적 표현들을 억제하는 경향이 강하고, 아이를 통제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할 수있습니다. 의존성향이 많은 기질을 타고난 아이는 그런 성향의 부모에게 순종하므로서 자신의 고통을 피하려는 대처방식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안전한 대신 자유를 포기한다고 할까요. 사회에서는 남자보다는 여성이 갖는 의존성을 더 관대히 보고, 어쩌면 장려하는 부분도 있기에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이런 의존적 인격 발달이 더 잘 일어나게 됩니다.
사실 의존성이 강한 아이의 부모 뒤에는 아이를 자기에게서 자유롭게 떠나보지 못하는 부모의 불안이 숨어있습니다. 아이를 자기에게 의존시킴으로서 부모는 자신의 채워지지 않았던 의존성을 채우고 있는 것입니다. 보통 이런 부모님들은 자기 욕망대로 자기답게 삶을 살아낸 경험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자신들도 그냥 이 사회가 주는 기존 기성의 가치대로만 살아온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지요. 자신이 독립적으로 살아본 경험이 없기에 자식의 독립성을 받아줄 수없는 것입니다.
문제는 인간이 근원적으로 자유와 독립을 갈망한다는 데 있습니다. 겉으로는 아무리 의존욕구가 많아 보이는 사람도 사실 이면에는 자신을 독립시키지 않는, 자신을 어린아이로 만들고 있는 타자(부모)에 대한 무의식적인 분노와 적개심이 숨어있기 마련입니다. 억압된 분노와 적개심은 너무나 지나친 의존성을 통해, 의존 대상이 된 사람을 지치고, 힘들게 만들어 버림으서 표출됩니다. 내가 움직이는데 내 발을 붙잡으며, 나도 데려가 달라고 떼쓰는 아이가 하나 붙어있는 셈이죠. 스토커는 좋은 감정을 일으키는게 아니라, 오히려 지겹고, 힘겨운 대상이 됩니다.
의존성 인격장애의 환자는 지나칠 정도로 자신의 선택권을 의존대상에게 위임합니다. 옷을 하나 살때도, 남자친구를 선택할때도, 진로를 결정할때도, 결혼을 할때도, 의존대상의 승인과 선택을 우선시 합니다.
의존성 인격장애 환자를 치료할 때 이런 의존성향이 문제가 됩니다. 의존성향의 환자분은 치료자에게 매달려서 모든 것을 치료자에게 일임하며, 좋은 환자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순종을 할테니 사랑해달라고 하는 것이지요. 치료자의 딜레마는 어떤 식으로든 의존성향의 환자분에게 영향을 미치려면 환자와의 관계는 필수적인데, 환자가 원하는 관계의 형식은 환자가 의존하는 방식일 수밖에게 없고 치료의 목적은 환자를 의존이 아닌 독립의 길로 가게 해야 한다는데 있습니다.
치료자는 처음 환자분의 의존성향을 외면하지 않지만, 점차 부모와의 관계와는 전혀 다른 서로 자유로우면서도 서로에게 의지할 수있는 다른 형태의 관계가 가능함을 환자 스스로 깨닫고 그런 관계를 내재화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부모의 말과 행동은 서로 일치되지 않는다. (중략) 부모 중 어느 한쪽이나 양쪽 모두로 부터 가학적인 공격을 받는 경우도 흔하다. 아버지는 엄하고, 냉담하고, 가학적일 수 있고, (중략) 이런 가정의 어머니는 지나치게 통제적이며, (중략) 그 어머니는 심한 편집증적 양상을 가진 경우가 많다. 과대성 때문에 이런 어머니들은 자신은 항상 옳으며, 아이는 항상 틀리다고 생각하게 된다."
<임상 실제에서의 정신과 면담 중, Rogers A mackinnon 외, 하나 의학사, P410>
정신과에서 말하는 편집성 인격장애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충분한 근거없이 피해받았음에 대한 과도한 의심, 피해사고들,
나 자신에 대한 노출을 두려워함, 지속적인 원한감, 복수심 등
만약 우리 주변에서 항상 전쟁이 일어나고, 언제 누가 나를 공격할지 모르는 그런 상황에 우리가 노출 되어 있다면, 우리 모두는 편집증적 상태에 놓일 수 밖에 없습니다. 밖을 항상 살피고, 의심하고, 긴장하고, 두려워하는 것이 우리 생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지요.
문제는 이런 상황이 아닌데도 편집증적 인격을 갖는 분들은 항상 이런 전쟁상태에 놓여있는 것처럼, 누군가를 의심하고, 경계하고, 작은 일에도 화를 내며, 원한을 품고, 복수하려는 감정에 젖어서 산다는 것입니다. 항상 피곤하고, 긴장된 삶을 살아가는게 이 분들의 삶인 것입니다.
편집적 인격장애 발생에 기질적인 부분이 영향을 주는 것은 별도로 하고, 보통 이런 분들의 발달상의 가족력을 살펴보게 되면, 인용글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이들의 부모님이 항상 전쟁상태같은 심리에 놓여있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누군가를 항상 공격하고,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비난하고, 힐난하고 있었던 것이죠. 이런 환경 속에서 편집성 인격장애환자들은 공격자와의 동일시(가해자와 자신이 비슷해짐으로서 자신의 내면의 불안, 분노등의 감정들을 방어하는 것)를 통해 부모을 닮아감으로서 생존해 나가게 됩니다. 이들은 부모님들 처럼 자신은 옳고, 훌륭하고, 좋은 사람이며, 남들은 항상 나쁘고, 자신을 언제 해칠지 모르는 잠재적 공격자라고 여기며 살아가게 되는 것이죠.
사실 이런 분들의 겉에 드러나는 과대성과 자신이 모두 옳다는 마음 이면에는 내적인 우울과 공허, 외로움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나는 외로워요, 나는 우울해요라고 내 마음을 표현해보는 것에 대해서 아주 어릴 때부터 차단당한 사람들이 입니다. 그런 방법들로는 생존할 수 없다고, 항상 누군가를 의심하고 미리 방어하고, 경계해야만 내가 살아가는데 도움이 된다고 믿어버린 분들이지요.
이분들이 자신의 문제에 대해 병식을 가지고 스스로 찾아오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이분들의 지나친 행동들로 인해, 대인관계에서 큰 문제들이 발생하거나 혹은 삶의 후반기에 찾아오는 심각한 우울감, 혹은 신체증상, 기능저하로 찾아오실 수 있지요.
치료자도 이분들 내면에 감춰져 있는 우울과 외로움에 대해서 애기나누며, 관계맺음을 통해, 이들에게 아주 아주 서서히 접근해 나가는 외에는 달리 이분들을 도와드릴 방법을 찾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분열성(schizoid) 및 분열형(schizotypal) 인격장애를 같이 묶는 이유는 같은 A군 인격장애이면서, 두 인격장애 모두 대인관계에 대한 욕구가 매우 부족하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타인들과 관계 맺는 것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 듯 보이고, 자기만에 세계에 빠져있어보인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습니다.
분열성 인격장애에 대한 정신역동적 가설들을 많은 영국 대상관계 이론가들(balint, 페어베언, 위니캇 등)이 역사적으로 제공한 바 있습니다. 그 중 분열성(schizoid) 환자들은 영아기에 기본적인 결핍 혹은 실패(basic default)를 경험했다고 하는 balint의 주장이나 페어베언의 분열성 인격장애 환자들이 경험하게 된다고 하는 분열성 자리(schizoid position)에 대한 이론이 유명합니다. 분열성 자리란 아이가 유아 의존단계에 자신의 대상추구(예를 들면 젖가슴)가 대상을 파괴할까 두려워 다가서지 못하면서도 동시에 다시 대상을 추구해서 다시 대상을 함입하고자는 두 개로 분열되어있는 자리에 붙여진 명칭입니다. 그래서 분열성 인격장애 환자들은 대인관계에서 철수하여 자기세계에 갖혀있는 분열성 자리에 멈취서 있다는 것이지요. 위니캇 같은 사람은 그런 분열성 인격장애 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스스로의 격리를 일종에 거짓자기로 살지 않으려는 환자들이 자구책(방어적 노력)으로 보고 존중하고, 긍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애기들이지만 결국 요점은 분열성(schizoid) 이든 분열형( schizotypal) 이든 심리적인 부분만 고려한다면 어린 시절의 근본적인 양육환경의 결핍(결함)이 이들로 하여금 자기 세계 속으로 철수해 버리게 된 이유라는 것입니다. 기질적인 요소는 고려하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지만요.
분열성( schizoid) 환자는 겉모습은 세상에 초연해 보이고, 멍하고 매사에 무관심해보이고, 성적으로도 무관심해 보이지만, 내면에는 자신의 낮은 자존감에 대한 반동으로 전지 전능한 환상등을 갖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성적 도착같은 환상이나 실제 행동들을 보일 수 있다고 되어있습니다.
분열형(schizotypal) 인격장애의 경우 꾸준히 조현병( 정신분열병)과의 연관성에 대해서 보고된 바 있으며 실제로 조현병 스펙트럼의 질환군에 묶이는 정신장애로 볼 수 있습니다. 분열형(schizotypal) 인격장애의 진단 기준에는 마술적 사고(예 미신, 투시력, 텔레파시), 기이한 의사소통, 의심이나 편집증적 사고, 비정상적인 지각력 같은 조현병의 진단기준들과 유사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실 전형적인 분열성( schizoid) 및 분열형( schizotypal) 인격장애 환자분들을 접한 경험이 많진 않은데, 실제 교과서적으로도 이분들이 임상 외래에 찾아오는 경우가 드물다고 되어있는 인격장애라고 할 수있습니다.